[기아 타이거즈] 24년 3&4월 결산
단장이란 작자는 선수한테 뽀찌를 요구하지 않나, 감독이란 작자는 회식비를 빼돌리지 않나.
하는 짓도 마음에 안 들었는데 마침 스스로 잡혀 들어가 주시니 나름 호재라 평가할 수 있을지도.
아무튼 신임 감독으로 이범호 1군 타격코치를 선임하고 전임 감독 때문인지 신인 감독 리스크를 걱정한 사람이 많았지만 타이거즈는 나름 순항하고 있다.
일정 정리
vs 키움 승☂️
vs 롯데 승승☂️
vs 두산 승패승
vs KT 패승승
vs 삼성 승패패
vs LG 승승승
vs 한화 승승승
vs SSG 패승패
vs NC 승승패
vs 키움 승승승
vs LG 패패승
vs KT 패
6할 7푼이라는 고승률을 기록하며 현재 1위이나 2위와의 승차가 1승밖에 나지 않는 상황. 하지만 나성범, 임기영, 이의리, 황대인 등 여러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에서 이런 성적을 기록했다는 게 고무적.
가장 인상깊은 경기
4월 25일 vs 키움전
KIA VS 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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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역사의 한 순간. 경기 자체는 4회와 5회에 도합 8점을 뽑아냄으로써 쉽게쉽게 가서 딱히 평할 게 없으나 그럼에도 이 경기를 가장 인상깊은 경기로 뽑은 이유는 이 경기에서 의미있는 기록 두 개가 동시에 나왔기 때문.
월간 10-10. 홈런을 달에 10개를 칠 정도로 파워히터가 발까지 빨라야 하니 원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 타자도 월간 10-10은 기록하지 못했다. 이 날 전까지는 말이다. 전까지 10도루를 채운 상태에서 9홈런으로 하나만 더 기록하면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우는 상황이기에 이 경기에 꽤 귀추가 주목됐을 걸로 보인다. 아홉수에 충분히 부담을 느낄 만도 한데 세 번째 타석만에 홈런을 기록함으로써 김도영은 역사의 한 페이지에 당당히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이 날 기쁨을 누린 선수가 한 명 더 있었는데 바로 타이거즈의 영결(진) 대투수 양현종. 이 날 선발승을 하면 개인 통산 170승으로 통산 최다승 2위, 현역 최다승 1위에 오르게 되는 상황. 타자들도 이걸 알았는지 웬일로 화끈한 타격 지원을 해 줬고 양현종도 7이닝 2실점 QS+를 기록하며 자신의 커리어에 영광의 한 줄을 추가하게 되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슬슬 대투수도 나이를 먹었구나 체감하게 되는 순간이 많았는데 올해는 그 걱정을 좀 덜어도 될 만한 활약을 해 주고 있다. 올해가 타고투저 시즌임을 감안하면 음... 유승철이 나이를 대신 먹었나? 아니면 기훈이니? 누구지?
투타 Best&Worst Player
타자 Best - 김도영
작년 마지막 결산글에서 김도영에게 슈퍼스타의 포텐이라는 수식어를 붙혔었는데, 이제 그냥 슈퍼스타인 것 같다. 사실 3월 끝나고 바로 결산글을 썼으면 난 주저없이 김도영을 워스트에 넣었을 것이다. 그만큼 김도영에 대한 기아팬들의 기대치가 대단하고 그에 전혀 충족하지 못했던 3월의 김도영이었다.
근데 그게 4월을 위해 기를 모으는 거일 줄은 몰랐지. 사실 3월에 그리 못 쳤을 때도 이 선수가 시즌 끝날 때까지 이리 못 치리라 생각한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부상때문에 스프링캠프도 원활하게 치루지 못했으니까. 그런데 4월에 이렇게 치리라 생각한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KBO리그 40년이 넘는 역사 동안 단 한 명도 기록하지 못한 월간 10-10을 기록하면서 역사의 한 페이지에 당당히 이름을 새기게 되었다. 물론 이 페이스가 시즌 끝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굉장히 낮지만(혹시?), 너무 쳐지지만 않고 적정선까지만 페이스를 유지하기만 해도 30-30은 노려봄직하지 않을까? 나중에 내 자식들에게 난 김도영의 전성기를 봤다고 자랑할 수 있을 법한 선수가 될 포텐이 보인다. 페이스는 떨어져도 되니 제발 부상만 조심하자. 아, 수비도 좀 더 연습합시다~
타자 Worst - 박찬호
워스트는 좀 고민을 했다. 개눈썩 슈퍼 본헤드 플레이로 팀의 최근 하향세의 시작을 알린 김태군을 선정해야 하나, 아니면 골글 후보였던 작년에 못 미치는 타격을 보여주는 박찬호를 선정해야 하나.
고민 결과 그래도 박찬호를 선정하는 게 맞을 듯 하다. 수비에서는 주전 유격수다운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나 타격감 자체는 확실히 올리오지 않은 상태. 뭐 그래도 사실 작년에도 박찬호는 워스트와 베스트를 왔다갔다하는 타격을 보여줬지만 최종적으로는 골글 도전자급 성적을 냈기에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 다만 이범호 감독이 계속 1번에 기용하면서 타격감이 안 좋은 상태에서 타석을 많이 먹은 게 아쉬울 따름이다. 지금은 9번으로 재조정하긴 했지만 개인적인 평가로는 조정이 좀 많이 늦었다는 인상이 강하다. 그래도 워낙 잘나가고 있고 하니 기도 세워줄 겸 좀 무리했다고 좋게좋게 생각하고 있는 편이긴 하다.
투수 Best - 네일
일단 네일의 치명적인 단점 중 하나가 프로필이 너무 무섭게 나왔다.
4월까지의 베스트 피쳐는 여자들이기분전환으로많이하는것GOAT 기아의 새 외국인 투수 용병 네일이다. 사실 이 선수는 안정적인 2선발 역할을 바라고 데려온 선수로 알고 있긴 한데 오히려 기대를 많이 받은 다른 외국인 투수인 크로우가 헤메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네일이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연착륙하고 있는 모양이다.
일단 이 선수의 특장점이 볼넷 허용이 거의 없다. 실제로 개막하고 나서 4경기 동안 거진 24이닝 이상을 던지는 동안 볼넷 허용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고 맞춰 잡는 유형도 아닌 것이 탈삼진 능력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투심이 메인피치에 포심 슬라이더 커터를 주로 던지고 특히 이 슬라이더가 스위퍼라는 변형 슬라이더로 우타자 기준으로 몸쪽으로 크게 휘어들어오기에 상대하기가 굉장히 까다롭다는 평이다. 좌타 상대로도 종적인 움직임을 살려 던지기 때문에 좌우 스플릿 편차도 그렇게 크지는 않은 편. 다만 이 선수 약점이라면 체력에 대한 우려가 있고 투수 수비가 조금 약하다는 느낌이 있다. 또한 수비들의 실책에도 멘탈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느낌. 아마 이 점만 보완한다면 보급형 페디 느낌으로 활약해서 기아에서 오래 활약할 수 있지 않을까. 너무 잘하면 상위리그 가버리긴 하니까.
일단 다음 시즌 용병 스카우터는 스위퍼 달린 투수를 무조건 선호할 듯.
투수 Worst - 김대유
일단 레귤러로 뛰는 투수들은 다들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기아의 약점이 추격조-패전조 라인을 안정적으로 맡아 줄 선수가 없다는 건데 김사윤, 유승철, 박준표, 윤중현 등등 다 아웃카운트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뭐 나머지 선수들이야 그래도 기다려줄 수 있는데 김대유의 경우에는 나이도 있고 나름 보상선수로 온 베테랑이라 즉전감으로의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인데 그러지 못하다는 게 많이 아쉽다.
더군다나 올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서 신인왕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곽도규가 김대유와 같은 좌완 사이드암이다. 원래 좌타 스페셜리스트로 요긴하게 쓰이던 이준영도 있기 때문에 솔직히 자신의 자리를 위해서라도 더 좋은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보상선수로 광주로 내려왔을 때 좋아하던 모습이 정감이 가던 선수였어서 자신의 가치를 얼른 증명해줬으면 하는 바람.
눈여겨볼 선수 - 소크라테스
걍 5월의 포커스는 테스형임 ㅇㅇ.
솔직하게 말하자면 걍 드럽게 못했다. 못하는 것도 못하는 건데 극타고투저 경향이고 다른 타자 외인들이 다들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3년차에 들어온 선수가 이렇게 헤매니 기아 팬들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많이 나왔다. 개인적으로 내 의견은 5월까지는 보고 보내는 게 맞지 않겠냐라는 의견이긴 했다.
올해 이 선수의 가치에 의문부호가 많이 붙게 되는 이유가 뭐냐면 중견수를 다른 선수가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1루 자리가 비었기에 최원준이 1루에서 많이 나왔지만 이우성이 1루 포변을 성공적으로 하게 되면서 최원준이 이번 시즌은 중견수로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소크라테스가 코너 외야수, 주로 좌익수로 많이 나오고 있는데 중견수와 코너 외야수는 타격 요구치가 상당히 다르다. 특히 용병은 더욱 그러하다. WAR도 포지션 보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작년과 다르게 WAR 이득도 보지 못하는 상황. sWAR(스탯티즈 WAR)로 지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좌익수 땜빵용 대체선수 급에도 못 미치는 활약이라는 거다. 그나마 기대해볼 것은 이 선수가 날씨가 슬슬 따뜻해지는 5월부터 페이스가 급격하게 올라온다는 데이터. 실제로 4월 말부터 타격이 흠 좀 올라온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고 음... 일단 지켜볼 만 하겠다.
총평
일단 이범호 감독에 대해 느낀 장단점을 이야기해볼까 한다. 전 감독은 장단 얘기할 가치도 없었는데 일단 얘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고무적이긴 하다.
장점은 일단 불펜 관리가 된다. 1위를 달리고 있는 팀 상황상 필승조가 나올 상황이 엄청 많았는데 일단 멀티이닝을 최대한 지양하고 있고 3연투를 시키지 않으려는 노력이 보인다. 결국 리그는 장기 레이스이기에 이런 관리가 안정적으로 리그를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거라 생각한다.
라인업 선정도 유동적. 타순이 좀 맘에 안 드는 경우가 있긴 한데 일단 변화를 많이 주려 하는 게 마음에 든다.
단점은 좌우놀이가 좀 심하다. 되게 갑갑하게 보일 때가 많은 편.
뭐 그래도 충분히 피드백이 될 요소가 있다고 보고 일단 전체적인 운영 자체는 초보 감독스럽지 않게 잘 하고 있는 편이다. 일단 지금까지의 상황으로는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 만한 전력으로 보이는데, 감독 커리어 시작을 우승권 전력으로 시작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기에 누구씨랑 다르게 흔들리지 않고 좋은 운영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년에 쓴 글 보니까 다 습니다체로 글을 썼던데 이미 다 써버려서 수정하기가 뭔가 귀찮다. 뭐 반말을 쓴 것도 아니니까 괜찮지 않을까?
여유가 없어서 사실 경기를 잘 못 보고 있는데 이렇게 잘 나가는 걸 보니 범인은 내가 아니었을까? 사실 패귀가 나였을지도 모르겠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총총.